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학교를 다니기 위해 근처에 하숙집이나 자취방을 마련하는 학생들의 어려움이 그것이다.

명지대학교 토목공학과 학생들만 입주하는 ‘꽃집’이 있어 눈길을 끈다.

꽃집은 시골 학생들이 상경해 어려운 경제사정 부담을 줄이고 스터디그룹을 결성해 학업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자취방이다.

‘꽃집’이라는 명칭은 과거 자취방내 학생들끼리 축구시합을 하는데서 유래됐다. 자취방의 명칭을 고민하던 중 방의 벽지가 개나리와 진달래 무늬로 돼있어 꽃집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꽃집에서 학업을 마쳤다는 서범석 한국종합기술 과장은 “꽃집의 전통도 대단하다. 꽃집 출신으로 수석으로 졸업한 학생도 많다.  생활 자체가 규칙적이다 보니 공부하는 여건이 좋고 선배들과의 교류가 많기에 공부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꽃집의 기상시간은 7시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반 강제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고 선후배들이 골고루 공부하기 때문에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시험과 관련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꽃집의 역사는 이렇다. 1983년 졸업 학생들 6명이 스터디형식으로 시작된 자취방인데 학생들의 호응도가 좋아 나중에는 선배들이 그 하숙집을 사 토목과의 명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은 졸업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매달 일정금액을 꽃집에 기부해 학생들의 장학금 등의 명목으로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보통 학연 지연 등의 연으로 도움을 주는 경우는 많지만 이처럼 집으로 맺은 인연은 주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1년마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졸업생과 학생들간의 교류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학과 졸업생 중 꽃집을 모른다고 하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꽃집. 앞으로 이곳을 거쳐갈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전통을 이어갈지 선배들은 한결같이 기대된다는 말로 관심을 전했다.

정필순 기자  feel@cenews.co.kr

<저작권자 © 토목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