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냉간 금속보수제 기술이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국내 공공기관에서는 여전히 해외 제품만을 선호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냉간 금속보수제는 세라믹 등 소재의 금속 보수제로 상온에서 경화되어 용접을 하지 않고도 용접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용접 대용 금속 보수제를 말한다.

국내 냉간 금속보수제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공기관인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소 등에서 냉간금속보수제 수요의 대부분을 해외 제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해외 제품이 국내 제품과의 성능 비교에서도 부착력이나 수중부착테스트에서 불리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품 가격의 1.5배에서 2배에 달하는 고가에 구매되고 있어 국내 냉간 금속보수제 업체들로부터 강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 공공기관의 수요처에서 외국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오랜 관행 탓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랫동안 내려오는 외국제품에 대한 사대근성이 국내, 국외 제품에 대한 기능 등에 적정한 평가가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기능인들의 새로운 제품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한데 어우려져 수십 년간 아무런 변화 없이 값비싼 외국제품으로 도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행태로 인해 성능이 더 낮음에도 불구하고 값비싼 외국제품으로 인한 예산 낭비 또한 적폐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전 산하 5개 발전소의 냉간 금속 보수제 구매 비용은 1년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하고 있어, 이를 수십 년간 구매액으로 합산하면 수천억 원이란 천문학적인 비용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공공기관의 예산 낭비 실태를 감독하는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 발전에 저해되는 것은 물론 공공기관의 예산이 부적절하게 낭비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미 40여 년 전에 각고의 노력 끝에 세라믹 원료를 기초로 냉간금속보수제를 개발한 한 중소기업체가 재조명되고 있다.

바로 경기도 포천시에 소재를 두고 있는 ㈜비앤비(대표이사 신현관)다. 

㈜비앤비는 1982년 ‘고려특수화학’으로 출발해 2005년 ㈜비앤비로 사명을 바꾼 친환경 부식방지 기업이다. 오랜 연구와 노력을 인정받아 국내외 수많은 수상·인증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비앤비 신 대표는 “이 제품 때문에 아프리카 빼고 전 세계를 다 돌아다녔다”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1978년 포스코에 입사해 근무하던 중, 부식된 파이프 수리를 위해 영국 방식제품을 높은 가격(43만 원/1kg)에 수입해 오는 것을 보고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방식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당시 신 대표 월급은 세전 24만 원이던 시절이었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퇴사 후 모은 돈으로 화학을 독학하며 끊임없는 실험을 거치며 부식방지제 연구에 열을 올린 지 4년 만에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하여 금속보수제인 ‘아토메탈(ATOMETAL)’을 개발해 시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BNB 세라믹 보수재’인 아토메탈을 영국산 벨조나 제품과 독일산 멀티메탈 제품과 비교(2012년)한 결과 1980년대 초의 결과값에 약 2배의 성능을 나타냈다. 

또한, 현대 중공업 내부 보고서에서도 외국산 제품보다 성능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신 회장은 “BNB 시공 중 대표적 사례인 ‘새만금 배수갑문 도장공사’에서 대기업 제품을 배수갑문의 담수 측에 적용하고, 중소기업인 BNB 제품을 갑문의 해수 쪽에 적용했는데, 대기업의 시공 제품은 벌써 부식이 심화하고 있으나, BNB의 시공 시설은 아직도 건재하다”며 결과에 대해 극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상세히 설명했다. 

신 대표의 노력에 힘입어 회사는 그 뒤로도 수많은 국내외 인증 및 수상을 받으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대표적으로 미국국제방식협회(SSPC) 검증 결과 세계 유일 코팅제 인정 및 한국·노르웨이·영국·중국선급 인증 통과, 2018년 장영실상 수상, 2013년 대통령표창상 등이 있다.

더불어 ㈜비앤비는 국내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시설) 사업은 물론 깐깐한 일본의 해상자위대 납품, 기린맥주의 탱크 내·외부 코팅제 통과 등 품질과 친환경 면에 있어서 자타공인 기업이 됐다.

㈜비앤비는 현재 금속보수제인 ‘아토메탈(ATOMETAL)’과  금속코팅제인 ‘세라코트(CERACOAT)’가 주력제품이다.

여기서 금속보수제는 열을 가하는 용접이 아닌 냉간용접제(Cold Welding Agent)로 높은 점도를 가지고 있어 보수에 적합하고, 금속코팅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를 가지지만 넓은 면적에 쓰이는 차이가 있다.

두 제품은 나노 세라믹 플레이크, 기능성 폴리머, 세라믹 분말 등의 성분으로 제조했다.

도포 시 기능성 폴리머가 콘크리트 표면에 깊숙이 침투해 3차원 구조의 도막을 형성하고 나노 세라믹 플레이크가 도막 내에 판상으로 촘촘하게 배열돼 부식인자의 침투를 원천차단해 방식기능을 함으로써 대상시설물의 내구연한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원리다. 

이러한 원리를 일명 ‘세라코트 코팅시스템(CERACOAT Coating-System)’이라고 부른다. 아토메탈로 부식이 발생된 용접부를 보강하고 그 위에 금속코팅제인 세라코트를 도포하는 작업을 하면 부식에 대한 위험을 원천차단할 수 있다.

두 제품은 40년 이상의 오랜 내구성이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금속보수제 아토메탈은 수중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비앤비 기술의 집약체이다. 보통 수중 보수는 굉장히 작업난이도가 높고 위험하지만 아토메탈을 사용하면 열을 가할 필요 없이 간단하게 바르는 것만으로 작업을 완료할 수 있어 아주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신 대표는 “부식방지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서 국가 인프라의 유지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미 국내 기술이 외국 기술을 능가하는 정도에 이를 정도로 기술 축적이 된 만큼 이제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기술검증과 비교에 의해서 제품을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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