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를 통해 후학양성을 힘쓰던 성호그룹 송재성 회장은 본인의 이름 두 글자를 한양대에 남기고 향년 79세의 나이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송재성 회장은 1932년 4월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1954년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후 조교로 근무하다 내무부 건설국 항만과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968년에 감사원, 1977년에는 해운항만청 이사관에 이르기까지 17년간 공직에 몸담았던 한국 항만행정의 산증인이다. 특히 인천항 건설 사무소장 시절, 국내 최대 규모의 부산항 신부두 축조공사를 설계에서 시공까지 최신기술을 도입, 성공리에 완공해 한국의 수출입 업무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48세에 공무원을 정년퇴직해서 인생을 허무하게 지내기보다는 태어나서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해야겠다는 야심으로 사업에 도전하여 1978년부터 경영 일선에 뛰어들어 항치개발(현 (주)성호종합건설)을 설립했다.

탁월한 경영철학

기업가로 변신한 그는 직원 존중과 투명경영을 통해 성호그룹이라는 중견기업을 2009년에는 자산 1조원 규모로 키워냈다.
공직 생활을 마치고 창업을 결심한 것은 공직생활의 노하우를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이런 마인드는 토목인으로서 올바른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한 몫했다고 말한다.
송 회장은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경험을 국가경제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또한 사업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없었다면 창업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경험과 강한 자신감이 지금의 성호그룹을 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건설 하도급 업무를 시작으로 3년 후 서울의 조그만 건설회사를 인수해 본격적인 건설사업에 착수했다. 이것이 항치개발이다.
이 후 그의 자신감있는 경영철학은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한다. 건설업체들이 부도가 나고 많은 업체들이 경영악화로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던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도 오히려 사세확장에 나섰다.
성현케미칼, 성호철관 등 서울 역삼동 여삼빌딩과 청담동 GE타워, 서초동 대원빌딩, 논현동 성현빌딩 등 강남의 최고 상권 빌딩 4개를 매입하고 2006년에는 SI업체인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하는 등 성호그룹을 10개의 계열사를 가진 중견그룹으로 이끌었다. 2009년 당시 송회장 소유의 10개 계열사 자산가치는 약 1조원에 이르렀다.

재성 토목관의 건립

“입학하고 6.25 전쟁이 터졌고 부산 피난지에서 수업이 진행 됐었다. 천막 안에서의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했는데 그 당시 어렵게 공부한 사람들이 지금 한국의 산업화, 현대화를 이끌어낸 주역으로 성장했다. 어려웠을 당시 우리 후배들에게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강의실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토목관이 그 마음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송 회장은 모교 발전을 위해 55억을 쾌척하며 고인의 이름을 딴 ‘재성토목관’을 건립, 기증하는 등 후진양성에 도움을 주는 기부문화 정착에 앞장서 왔다.
한양대에 지어진 ‘재성토목관’은 송재성 회장이 우수한 인재들이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 할 수 있도록 하려는 마음으로 건립된 것이다. 후배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과 ‘부의 사회 환원’이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본보기로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모교인 전북 이리공고에도 20억원을 기증했다.
또한, 그는 모교 발전을 위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초대 동창회장을 지내며 공과대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고, 2009년 2월 20일에는 제 16대 한양대학교 총동문회 회장에 선출돼 왕성한 활동으로 모교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재성토목관…헌신과 정성으로 건설

한양대학교 재성토목관은 토목공학과 졸업생(1954년 제 3회 졸업생)인 송재성 동문(성호그룹 회장)의 헌신과 정성으로 건설됐다.
재성토목관은 국내 최초로 해당학과 졸업생 개인 기부금으로 건립된 건물로써 한양의 우수한 인재들이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모교와 후배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과 ‘부의 사회 환원’이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의 발로(發露)로 대한민국 기부문화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윤태훈 교수와 천병식 교수(현 한국지반환경공학회 회장)가 오랫동안 송재성 동문과 논의 끝에 2003년 2월 6일 한양대학교 총장과의 ‘재성토목관 건립’ 기증협약식을 이끌어 내었으며, 설계를 위해 2004년 9월 20일 국제현상공모설계전에서 당선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VBN Architects의 작품을 기본으로 한정건축이 실시설계를 맡고 (주)성호인터내셔날 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아 2005년 11월 17일에 착공식을 가졌고, 천병식 교수가 재성토목관 건설위원장을 맡아, 공대학장으로 재직중이던 2007년 10월 8일에 준공식을 성공적으로 갖게 됐다.
송 회장은 당시 기증사에서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이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성장 전략이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이 대학에 기부되고 투자돼야 한다”며 “재성토목관이 건설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성토목관은 현대식 건물로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2100여평의 건물로 토목학회와 건축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 3회 대한민국 토목건축 기술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재성토목관 내에는 토목공학과 학부, 대학원 전용 강의실을 비롯하여 멀티미디어실, 사이버강의실, CAD실, 세미나실 등 최첨단 시설은 물론, 토질·구조·수리·환경 등 국내 최고수준의 각종 토목실험실, 외국인·객원교수·교수연구실, 학생상담실, 도서실·통합학술자료실, 그룹스터디룸, 휴게실, 엔지니어스 클럽 등의 부대시설이 효율적으로 배치돼 연구 및 교육환경개선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정필순 기자  feel@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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