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복절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공정한 사회’를 강조한 이후 사회 곳곳에서 상생을 통한 공정사회 기반 조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자와 약자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 주체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환경과 역량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동반성장’에 나선 건설업계의 명과 암을 전한다. <편집자>

지난해 11월 건설회관에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개최한 '건설산업 상생협력 증진대회' 모습.

정부의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운영 방안으로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이 부상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건설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상생은 상생협력을 넘어 장기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예측 가능한 수주지원 및 우수업체 육성 등을 고려한 장기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상생협력 방향은 크게 현금지급 비율 높이기, 기술개발, 교육지원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기술 경진 및 교류 추진…스킨십 다양화

GS건설은 ‘기술경진대회’를 지난 2008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매년 R&D와 시공의 2개 부문으로 나눠 이뤄지며 순위별로 기술 채택에 가점이 되는 선정점수나 입찰기회가 차등 제공된다. 수상 업체에 각 1~3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또 ‘자이 CEO 포럼’을 통한 협력업체 CEO들과 GS임원들간 정례적 만남의 장을 마련해 스킨십을 높였다. 이미 하도급대금은 전액 현금성 자금으로 지급하고 했다.

‘동반성장 Day'는 한화건설의 셋째 주 수요일을 말한다. 협력사들과 정기적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것. 소통을 위한 노력은 야외로도 이어져 매년 실시한 동반성장 결의 산행이 올해로 5회째다. 또 ‘기술교류회’를 열고 있으며 지난 행사에선 협력업체와 기술사용권 이전과 기술개발 완료 후 신기술 신청 등이 이뤄졌다. 

펀드 조성, 계약이행보증 면제 등 현실적 방안

삼성물산은 지난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와 하도급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상생협력 현장을 검증받고 있다. 하도급거래협약에서는 서면계약을 체결하도록 했으며, 납품단가결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원자재가격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롯데건설은 동반성장 펀드 100억원(총 2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하고 설·추석과 같은 자금수요가 몰리는 시점에 특별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등 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했다. 아울러 협력사의 기술보호 및 공동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 공사금액 5천만원 미만 소액공사나 공사기간 1개월 미만의 단기공사에 대해 계약이행보증을 면제해 주고, 우수 협력업체는 공사금액과 기간에 관계없이 계약이행보증을 면제해 주고 있다.

전담팀 마련 증가 추세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이 공정거래협약, 동반성장지수 등 다양하게 제시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산건설(7월)과 롯데건설(11월)이 CEO 직속으로 각각 동반성장추진팀과 동반성장추진사무국을 구성했고, 두산중공업(10월)이 동반성장추진팀 내에 Win-Win 콜센터를 개설해 협력회사의 거래상 고충이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한화건설이 외주구매실과 그 아래에 상생지원팀을 새로 만들었다.

또한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의 경우 일찌감치(2007년) 각각 상생경영팀, 상생협력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상생협력 참여도 높아

지난 1월 대한건설협회가 13개 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상생협력 지원 이행실태를 조사한 결과, 하도급대금 현금결제비율은 51%, 현금을 포함한 현금성결제비율은 평균 95%로 나타났다. 이는 44%(2009년)에 비해 7% 상승한 것으로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대형 건설사들의 상생협력 참여도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협력사의 자금난 지원을 위해 자금을 직접대여 하는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5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지난해 69개사에 239억원을 대여해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협력사 자금지원을 위한 상생펀드 규모는 2009년 6개사 4000억원 규모에서 1945억원 증가해 2010년 13개사 5945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협회 홍갑표 산업지원본부장은 “건설경기 침체로 상생협력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건설업계에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상생협력을 건설업계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악습 개선 바람…업계 전체 확대 노력해야

그간 대·중소기업간 거래에서 심각한 문제점 중 하나는 용역이나 제품 및 자제에 대한 대가를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주고받는 관행과도 같은 악습이었다. 그 중에서도 건설업계는 가장 지독한 산업군으로 분류되곤 했다. 게다가 중간에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려는 계약이행보증도 중소 협력업체들에겐 업계 특성상 감안해야하는 부분이었다.

이제 대형 건설사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사나 연구개발 실적이 우수한 협력업체에 보증수수료를 경감 또는 감면해주고 있으며, 일정 금액 이하의 공사대금은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전체를 현금 전환이 용이한 현금성 자산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한 계약보증이행 면제 혜택을 채택하는 곳이 늘고 있으며, 현금(성) 결제, 낮은 금리의 대출,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협력사 챙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GS건설 외주기획팀 홍종배 과장은 "단기적으로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비용이 적잖이 들어가게 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동반성장이야말로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마중물이 될 것이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많은 협력업체들 및 관계자 분들로부터 GS건설의 이미지가 높아진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다.

김학형 기자  khh@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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