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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막대한 비용 투자해 신기술을 개발하나"지역경제 미명하에 신기술 기피 현상 심각
'기술만이 살 길' 허공에 메아리
김재원 기자 | 승인 2011.04.14 14:54
   
 


국내 건설신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자체를 비롯한 여타 발주처에서 지역경제란 미명하에 이를 외면해 신기술개발의지를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 연말 전북지역의 한 혁시도시 건설현장에서는 건설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B사의 교량거더 설계가 모방제품인 H사의 제품으로 뒤바뀌는 일이 발생됐다.

B사의 대표는 부랴부랴 발주처에 들어가 알아보니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 업체로 교체할 수 밖에 없다.”는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공장을 확보하고 기술개발을 한 B사의 대표는 현재 자신의 신기술개발에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자신의 기술을 모방해 값싸게 만든 제품이 현장설계에 반영되고 시공되는 것을 볼 때 마다 다시는 신기술개발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 또 다짐하고 있다는 것.

현재 이같은 일은 빙산의 일각이다. 더 한 일들이 대한민국 건설현장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면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신기술관계자의 말이다.

정부가 ‘기술만이 살 길’이라며 신기술제도를 만든 지가 어언 2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이같은 행태에 대해 기술개발자들은 한계를 느끼고 있다.

더군다나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한 지자체에서 ‘지역경제’라는 미명하에 최근에는 아예 ‘특정제품이나 기술을 설계에 명기하지 말라’는 지침을 산하기관에 내려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기술업계는 거의 그로기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신기술개발자를 압박하는 것이 있다. 바로 건설사의 현장관계자들의 의식수준이다.

“신기술은 무슨 신기술, 그 기술이 그 기술이지”라며 노골적으로 비아냥되며 값싼 기술과 제품에만 혈안인 건설현장관계자 역시 핑계는 있다.

설계가의 6~70%에 수주하고 있는 참담한 국내 현실에서 제값을 달라고 하는 신기술은 부담스럽기만 하다는 것.

국내 계약제도의 문제와 발주처의 면피, 그리고 시공사의 값싼 기술 선호가 만들어 내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 21세기 대한민국 건설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설신기술을 지정받기 위해서는 대학 연구보고서 작성비용에 기천만원, 대행비용과 현장시공실적 만드는 비용등의 명목으로 거의 1억여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출 100억원을 훌쩍 넘는 지반보강의 한 업체 대표는 “이런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만든 신기술이 거의 제 구실을 못해 오히려 특허만 가지고 영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건설신기술협회의 이영렬회장은 “일부 발주기관에서는 제한경쟁 또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개경쟁으로 발주를 하고 있다”며 “일반 기술과 신기술, 특허 기술이 동등하다고 한다면 누가 막대한 개발비용을 투입해 신기술 개발을 하겠나. 지나친 공개경쟁은 건설기술의 하향평준화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향후 신기술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지나친 지역제한으로 신기술이 초기에 배척당하고 있어 신기술 활용 촉진을 위해서는 신기술 공사에 대해서 지역제한이 아닌 기술제한의 활성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건설신기술은 정부가 앞장서서 책임지고 존중해야 하는 국가재산이며 기술개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민간 R&D투자가 촉진될 수 있다. 선언적인 규정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신기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소신 있게 건설현장에 적극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건설신기술은 정부가 엄정한 심의를 거쳐 인정한 기술이다. 이는 기술개발 촉진은 물론 기술 보급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든 제도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신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건설신기술이 국가의 핵심전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주기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발주기관이 갖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기술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채택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도입하고 감사기관의 전향적인 감사방법과 발주처 공사실무자에게 신기술에 대한 홍보교육 등 신기술의 활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다각적인 대책의 강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여 진다.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되면서 위기로 몰리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 살아남는 길은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자신만의 기술과 경쟁력으로 이겨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원 기자  won@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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