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기간동안 서울에서만 사망 28명, 부상 23명, 실종 2명을 비롯해 1만 9168가구가 침수피해를 입는 등 유례없는 많은 피해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성남 분당, 경기 평촌, 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들은 이 기간중 집중호우에도 단 한건의 침수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그 원인을 두고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들 도시들은 철저한 방재 대책에 따라 설계돼 조성됐기 때문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신도시의 경우 조성시 일반적으로 100년 빈도의 강우량에 맞춰 설계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최근에는 대형 건물 지하에 대형 저류조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는 물론 물의 재이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번 호우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서울 강남, 서초 등은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우리나라 대표적인 부자 동네였으나, 이번 집중호우로 산사태, 하수역류, 지하철 침수 등이 발생하면서 도심으로써의 기능이 완전 마비됐다. 특히 이들 지역처럼 70~80년대 개발된 서울시의 구도심지 대부분은 하수 용량이 10~30년 빈도의 강우량에만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어 이번처럼 시간당 최고 100mm의 호우에는 현재의 상하수도 설비로는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처럼 내리는 비에는 언제든지 똑같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번 피해가 집중된 서울 강남 등 구도심의 경우 우수와 오수관 시설이 별도로 돼 있지 않은 곳이 많고, 하수용량도 턱없이 작아 집중호우시 한계 용량 초과로 인한 하수관 역류로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따라 최근 아열대성 기후대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비가 장마철에만 집중돼 왔으나, 2~3년전부터 장마가 끝난 7월 중순부터 9월초까지도 집중호우가 내리는 빈도가 잦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집중호우를 이상기후 현상이 아닌 일상적인 현상으로 이에 맞는 근본적인 도시형 수해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국내 한 방재전문가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에도 견딜 수 있는 배수시스템과 도심내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류시설, 비가 내리면 물이 땅에 스며들어 저지대로 흘러나가지 않도록하는 투수포장 등 치수대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완협 기자 kwh@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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