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면산을 관통하는 강남순환고속도로 터널공사(서초터널)의 남은 530m 구간에 무진동 공법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는 공사를 발주·시행한 서울시에 추가 산사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서초터널 7-1공구 530ｍ구간의 발파공법을 무진동으로 변경해 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말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터널 공사시 발파공법에 있었다는 주민들의 지적에 따른 것.

주민들은 서초터널이 산허리 중턱을 따라서 다이너마이트 폭파공법으로 공사, 산의 기반이 흔들린 상태에서 최근 26일간의 장마로 우면산이 땅속에 적정량 이상의 빗물을 머금고 있다가 이번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강남구 수서동까지 서울 남부를 동서로 잇는 도로. 우면산을 관통하는 '서초터널'은 7공구 구간으로 총 연장 2.63km, 왕복 6차로로 공사 중이며 굴착 깊이(토피고)는 25~172m다.

산 밑으로 긴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하루에도 수차례씩 싸이렌이 울려 보행을 차단할 정도로 폭파가 자주 이뤄져 왔다는 것이 주민들의 얘기다.

실제로 우면산 중 대형 산사태가 난 지역 대부분은 터널공사 중인 터널 출입구쪽이었다. ‘방배동 전원마을’과 ‘우면동 송동 및 형촌마을’이 바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서초터널’의 출입구이다. 

피해가 컸던 보덕사는 서초터널로부터 약 80m, 송동마을은 불과 150~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것으로 보아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서초터널 공사가 우면산 지중의 수맥 흐름을 방해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산 표면의 흙이 받아들인 빗물을 지하 수맥으로 보내지 못하고 땅속에 가두고 있다가 과포화상태가 되자 토석류와 함께 터져 흘러내렸다는 설명이다.

또한 우면산은 흙 아래가 단단한 편마암 덩어리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암반폭파용 대형 다이너마이트가 많이 사용될 수 밖에 없었고, 평소 산사태에 강한 편이었던 우면산도 한번 산사태가 나자 대형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우면산터널의 경우 전체 1.9km 중 예술의전당과 도심 밀집지역 약 150ｍ 구간을 무진동 유압파쇄기공법(HRS)으로 시공했던 사례를 들어 현재 발파공사가 진행중인 서초터널 7-1공구 530m 구간도 무진동 공법을 도입해 줄 것을 시에 요청했다.

서초구는 또 주민들의 주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위해 시와 합동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 터널 발파공사와 산사태의 상관관계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다.

한편, 지난 7월 27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우면산을 중심으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서초구에서만 사망 15명, 부상 5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강완협 기자  kwh@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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