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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투자로 기초적 복지 강화해야
편집국 | 승인 2012.10.30 05:22

 

''지옥철''이라는 오명이 붙을 만큼 수도권 전철은 출퇴근시간에 혼잡하기로 유명하다. 정원에 비해 2배 이상 승차해 숨쉬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장시간 버텨야 한다. 그래서 출근을 ''전쟁''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비용이 더 들어도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는 차량 증가로 이어진다. 차량이 많아지다보니 도로의 주행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시도 때도 없이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이 일상화되고 심성은 강퍅해진다. 수도권의 교통혼잡 비용은 2008년 기준 15조1000억원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 요인이다.
 
 멀리 떨어진 신도시가 늘면서 수도권 교통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정치권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복지만 외칠 뿐 정작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인프라는 외면한다.
 
 지난해 여름 폭우로 서울 도심이 침수되고 수많은 인명 손실이 발생하자 일부 지역에 지하 방수로 건설을 검토했다. 1997년 완공된 일본의 방수로와 비교해 10분의1도 안 되는 규모였다. 그나마 토건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밀려 물거품이 되고 있다.

우리의 연간 수해규모는 2조원으로, 피해복구비가 예방사업비의 4배에 달한다. 단위 인구당 인명피해는 일본의 5배,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산피해는 일본의 14배다. 각 분야에서 부족한 인프라가 한둘이 아닌데 더 이상 추가 투자는 필요 없다는 발상은 유토피아 같은 가상현실과 혼동해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도로, 철도, 전기 등 사회인프라는 공기처럼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주어지고 한시도 없으면 생활하기 어려운 필수적인 인공환경이다. 이러한 인프라는 국민의 기초적 복지수준을 결정하고 생산·유통 등 경제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인프라에서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공동소비''가 가능하다. 각 경제활동을 연결해 국가경제의 전반적인 생산체계와 국토이용의 효율성을 높인다. 인프라는 시민에게 보편적 편익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역사적으로 로마가 인프라 건설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2000년 전 로마가 건설한 가도와 수도교가 아직도 건재하다. 시오노 나나미 여사는 로마인들은 인프라를 몰레스 네케사리에(moles necessarie)라 하여 사람이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국가가 세금을 받는 이상 당연히 해야 하는 책무였다고 말한다. 인프라는 경제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축했음을 강조한다.
 
 인프라는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하기 때문에 과잉투자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나 인천공항이 그랬다. 당장은 효율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 성장의 토대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공공인프라는 실용적 기능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에게 소속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정치지도자들은 이런 점을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
 
 편리하고 안전한 인프라 제공은 고된 일상을 감내하는 시민을 위한 국가의 당연한 책무일 뿐만 아니라 성장의 결실을 나타내는 공적인 상징이며 미래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는 사회적 의지의 표현이다. 적정한 인프라 투자수준을 유지해 오늘의 고통을 경감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권오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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