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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교량붕괴 사고원인... 구조검토 없이 시공야간 전술훈련하던 장병 21명 계곡으로 추락.
이석종 기자 | 승인 2015.05.29 19:19

  지난 28일 오전 1시 30분 화천군 사내면 용담리 인근 생태탐방로 보행데크 교량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 28일 새벽 전술훈련을 하던 장병들이 보행데크교량을 지나갈 때 보행데크교량의 가운데부분이 파괴되어 교량전체가 붕괴도면서 장병들 21명이 계곡으로 추락하였다.

  이 사고로 야간 전술 훈련 중이던 육군 모 부대 소속 장병 21명이 3∼5m 계곡 아래로 추락해 크고 작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장병들은 헬멧 등을 갖추고 있어서 큰 부상은 없었지만 민간인이 지나갈 때 교량이 붕괴되었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는 지적이다.

  이 교량은 화천군에서 발주한 '용담리 생태문화탐방로 조성(주민건의)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12월 19일에 준공된 보행데크교량이며 길이는 11.5m이고 폭은 1.2m이며, 하중에 저항하는 주요부재는 강재로 된 사각형 파이프이고 발판 및 난간은 합성 목재로 만들어진 교량이다.

붕괴 원인은 너무 많은 장병들이 올라갔기 때문?

  교량의 붕괴원인에 대해서 이 사업을 담당했던 화천군의 한 관계자는 "너무 많은 장병들이 한꺼번에 다리를 건넌 것이 원인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설계 엔지니어들의 의견은 전혀 달랐다. 구조설계엔지니어 "A" 토목구조기술사는 "구조물을 설계할 때 보도하중은 면적당 350kg의 하중을 재하한다"면서 "이 하중은 1.0x1.0m 면적에 70kg의 남성 5명이 빽빽하게 서있는 매우 큰 하중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교량에 보도하중을 제대로 재하해서 설계했다면 길이 11.5m, 폭 0.8m(난간을 제외한 사람이 설 수 있는 폭)의 본 교량은 총 3.22톤의 하중에 대해서 버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 3.22톤은 단독군장 군인 한사람의 중량을 100kg으로 본다고 해도 약 32명에 해당하는 하중이다"고 말했다.

기술을 모르는 공무원들... 구조검토 수행하지 않아

  이에 대해 화천군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구조검토를 수행하지 않았다"면서  보행데크에 대한 하중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실제로 본지의 확인 결과 본 교량은 화천군청에서 지역설계업체 "B"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여 설계를 하였고, 그 설계성과를 지역시공사인 "C"사에 제공해서 시공하였으며 설계성과품에는 구조검토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데크에 관련한 하중 규정이 없다는 화천군 관계자의 말을 확인하기 위하여 국내 건설기준을 총괄하는 국토부 기술기준과에 문의한 결과 "건축분야일 것 같다"라는 답변을 듣고, 다시 국토부 건축정책과에 문의한 결과 "건축물은 아니다"면서 "건축을 포함한 모든 기준은 기술기준과 소관이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기술기준과에 다시 문의한 결과 "기준 관련 담당자가 외출중이니 월요일에 다시 전화를 하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데크에 대한 하중 기준은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해 토목구조물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들의 단체인 사단법인 토목구조기술사회 서석구 회장은 "사람이 올라가서 생활하거나 지나다니는 모든 인공구조물들은 구조검토를 해야한다"면서 "판교 환기구 사고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란이 빚어졌었는데, 규정에 '데크, 환기구'라는 단어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구조물 위에 사람이 올라가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고, 사람이 올라간다면 최대로 사람이 많이 올라갈 수 있다는 가정을 하고 설계를 하는 것이 구조설계의 기본철학이다"라고 말했다.

  즉,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등산로 상의 교량이더라도 사람이 빽빽하게 올라서서 단체사진을 찍는 등 교량 위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고려하기 위하여 구조설계관련 규정에는 사람이 다니는 곳의 하중은 단위면적당 350kg의 하중을 재하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한폭탄인 조경분야 구조물... 구조검토 없이 설계

  이번 취재과정에서 연결된 조경분야 설계전문가 "D" 조경기술사는 "조경설계는 미학적인 계획을 세우는 설계이기 때문에 구조물을 직접 설계하기는 힘들다"면서 "데크의 경우 대부분 데크를 시공하는 업체의 설계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더불어 "D"조경기술사는 "가끔 심의에서 구조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데크업체에 요청하면 구조계산서도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데크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거나 머무는 구조부재이지만 구조검토 없이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토목구조기술사는 "이번 교량도 구조설계전문가가 참여했다면 단위면적당 350kg으로 설계했을 것이다"라면서 "각 분야 전문가를 적절하게 참여시켜서 제대로 일이 되도록 하는 것도 발주처의 역할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화천군 담당자, 시공사, 설계사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화천군은 자체적으로도 붕괴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목신문 이석종 기자

이석종 기자  dollj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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