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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무리수!! 엔지니어들 반발 속 법안 강행!엔지니어들 현장상황 반영 할 수 없는 설계단계 구조계산은 무의미 주장.
조재학 기자 | 승인 2015.06.30 08:30

  불과 1주일 앞인 7월 7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으로 인해 설계업계가 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6월25일 건진법의 하위 기준으로서 '건설공사 설계도서 작성기준'을 행정예고 했지만 토목업계와 엔지니어들이 집단 반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국토부와 엔지니어들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7월7일 시행되는 조항들은?

  이번 7월7일부터 시행될 건설기술진흥법 조항은 48조 5항과 62조 7항 그리고 88조 3,8,9항 등이다.

   특히 48조 5항은 가설구조물의 구조검토를 설계사가 하라는 조항이고, 62조 7항은 시공사가 가설구조물을 시공하기 전에 설계한 후 전문기술사에게 확인을 받고 시공하라는 조항이다.

  한편 88조는 위의 두 항을 어겼을 때의 처벌조항으로서, 3항은 가설구조물을 구조검토하지 않은 설계사에 대한 처벌조항, 8항은 시공시 구조검토를 수행하지 않고 가설구조물을 시공한 건설업자에 대한 처벌조항,  9항은 가설구조물의 구조적 안전성 확인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가설구조물이 붕괴되어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전문기술사에 대한 처벌 조항이다.

논란의 대상 48조 5항은 무었인가?

  이번 건진법 시행을 앞두고 가장 논란이 되는 조항은 설계단계에서 가설구조물을 설계하라는 48조 5항이다.

  개정전 법은 모든 가설구조물은 시공자가 시공단계에서 현장상황에 맞게 설계하고 시공토록 돼있으나, 이번 건진법 개정에서 설계자도 구조검토를 하도록 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법이 만들어진 취지는 설계자가 구조검토를 하면 더욱 안전한 가설구조물이 될 것이라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사관계자들은 실효성이 전혀 없는 법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랜기간 지하철 현장에서 근무한 엔지니어는 "가설구조물은 설계단계에서 현장여건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부실한 설계가 될 수 밖에 없고, 오히려 현장여건과 맞지 않는 설계도서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발주제도는 발주처에서 모든 공종의 도면과 수량산출서를 제공하고 공사를 시키는 시스템인데, 가설구조물은 설계없이 공사비만 반영돼있어 공사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며, 설계단계에서 설계해줄 것을 주문했다.

   
▲ 목적구조물과 가설구조물의 설계-시공 과정. 7월7일부터 시행되는 설계단계에서의 가설구조물 구조계산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시공시 구조계산을 철저하게 하라는 62조 7항과 함께 설계단계에서 개략으로라도 구조계산을 하라는 48조5항에 대해 구조설계전문가들과 설계업계가 집단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해법 찾기 위해 TF팀 운영

  국토부는 1월6일 건진법이 공포된 이후 해당 조항에 대한  설계업계와 시공업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기술적인 사항까지 포함돼 있어 간단하게 풀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하에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TF팀은 설계업계를 대표하는 건설기술관리협회, 기술 전문가로서 가설구조물설계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토목구조기술사회, 시공사 단체인 건설협회, 가설구조물을 시공하거나 임대하는 전문업체들의 단체인 가설협회, 특히 해외 사례를 듣기 위해 해외설계업체인 코비코리아 대표,  발주처를 대표해 국토관리청, 한국도로공사, LH공사가 참여하고, 국가건설기준을 통합관리하고 있는 국가건설기준센터가 참여해 지난 4월29일 첫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4월29일 첫 회의에서 설계단계에서 구조검토를 해야할 범위를 '건설공사 설계도서 작성기준'에 명시하기로 하고 설계업계와 시공업계가 설계단계에서 구조검토를 해야하는 가설구조물의 범위에 대해서 협의를 해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설계업계와 시공업계 가시설 설계안 마련

  이에  5월12일 건설기술관리협회, 건설협회, 토목구조기술사회가 별도로 회의를 열었다. 시공사 현장실무자들까지 참석한 이 회의에서 설계업계와 시공업계는 동바리는 현장의 변동성이나 업체 보유 자재 등을 고려해 현행처럼 시공사가 시공시 설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반면 존치기간이 길고 공용하중이 재하되는 지하철 공사의 터파기 및 복공가시설, 교통우회용 가교 등은 설계단계에서 구조검토를 수행하는 것으로 안을 만들었다.

  이날 시공업계가 기존의 주장을 내려놓고  동바리설계를 설계단계에서 빼는 것에 동의한 것은 시공업계와 설계업계가 같이 노력해서 불합리한 동바리 공사비를 현실화하는 것이 동바리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 가능했다.

  즉, 시공업계가 설계단계에서부터 가설구조물을 설계해달라고 주장 한 것은 설계단계에서 설계를 하면 동바리공사비가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판단해서 이와 같은 주장은 한 것이지, 설계단계에서 설계한 설계도로 시공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개정에 포함된 62조 7항에서 시공자가 시공단계에서 구조검토를 수행하고 관련 기술사에게 확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현장에서 구조검토는 철저하게 이루어질 것이고,  동바리설계 및 시공에 대한 적정비용만 확보된다면 안전한 가설구조물을 시공하는 최적의 조건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 설계업계와 시공업계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 지난 3월 25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발생한 교량 가시설(동바리) 붕괴 사고 전경
국토부 입장 돌연 변경

  이렇게 설계업계와 시공업계가 합의을 통해 안전하게 가설구조물을 시공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만들었고 5월19일에 있었던 국토부에서의 TF회의에서 제안했으나, 당초 양쪽 업계가 합의해오면 그대로 반영하겠다던 국토부가 6월 초부터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서 몇개월간 활동한 TF팀은 다시 혼란상태에 빠졌다.

  본지 취재과정에서 국토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국토부 내부 결제과정에서 '비계, 동바리 사고가 자주 발생해서 언론에 자꾸 나오는데 그것을 제외하면 어떻게 하느냐. 설계단계에서 구조검토는 꼭 해야한다'며, 안전한 시설물을 위해 기술적 관점이 아닌 언론과 정치적 목적만을 생각하는 한 사람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방향을 바꾼 국토부는 지난 6월 22일 3차 TF회의를 소집하고 거푸집,비계,동바리를 설계단계에서 구조검토를 해야하는 대상에 포함시키는 대신 '개략구조검토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해 제시했다. 즉 국토부도 동바리 등은 설계단계에서 완벽하게 설계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략구조계산을 해도 된다는 문구를 포함시킨 것이다.

국토부 행정예고에 설계업계 및 엔지니어들의 집단반발 움직임

  이에 대해 건설기술관리협회와 토목구조기술사회는 실시설계라는 것은 시공을 하기 위한 설계인데 '개략'이란 것은 있을 수 없고, 개략의 정도도 모호해서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동바리 등에 대한 항목의 삭제를 재차 요구했으며, 대안으로 사고가 잦은 동바리 공사비를 현실화하기 위해 높이와 하중을 고려할 수 있도록 품셈을 개정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건설협회측에서도 동바리등의 적정공사비 반영을 위해서 품셈을 개정하거나 사후정산항목으로 변경이 된다면, 설계단계에서의 설계는 필요없고 시공단계에서 동바리의 설계와 시공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6월 25일 국토부가 제시한 내용대로 '건설공사 설계도서 작성지침'을 행정예고했다.

  이에 건설기술관리협회와 토목구조기술사회는 각각 6월 26일과 29일 비상대책 회의를 소집하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개월 간의 상황을 지켜본 엔지니어인 'A'씨는 "토목구조기술사들은 시공단계에서 가설구조물의 구조검토를 하고, 시공사에서 검토되어온 가설구조물의 구조검토서를 승인하는 '비상주감리원'이기도하다"면서 "수많은 현장의 가설구조물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는데, 국토부는 전문가가 제시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보다는 언론이나 국회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토목현장 감리단에 근무하는 'B'씨는 "이번 법안을 보면 과연 국토부 공무원들이 토목기술직들이 맞는 지 의문이든다"며, "현재 공사 현장에서 가시설은 시공자가 설계해서 감리단의 검토 승인 후 시공을 하고있어 법과 규정만 제대로 지키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단계에서 동바리를 설계하게 되면 대부분 시공사들은 현장에 맞추어 검토를 하지 않고 발주처가 제출한 설계도서에 반영된 그대로 시공을 한다."고 말하며, "이럴 경우 오히려 가시설 붕괴에 의한 사고발생 우려가 크고, 또다른 문제점으로 설계가 현장 여건과 다를 경우 발주처에서 설계비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시공사에게 설계를 떠 넘기게 돼 오히려 부실 시공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현장에서 근무 중인 1군 시공사 기술자 'C'씨는 "해외현장에 나와 진짜 기술자가 된 느낌이다."면서, "이곳에서는 본구조물 설계도면도 국내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중간수준의 도면만 제공되기 때문에 시공사에서 현장설계를 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서적들을 펼쳐놓고 공부할 수 밖에 없다. 가설구조물은 당연히 시공사가 알아서 할 문제고 발주처는 안전과 품질, 성능만 요구한다."라고 선진 해외사례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행정예고된 '건설공사 설계도서 작성기준'에 대한 의견개진 기간은 7월2일까지이며 시행예정 날짜는 7월7일이다.

@토목신문 조재학 기자

조재학 기자  jjhciv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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