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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경력증 대여자 및 브로커 무더기 기소
이석종 기자 | 승인 2016.01.06 09:12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지청장 서홍기)은 지난달 21일 건설기술경력증 등 자격증 대여를 알선한 브로커 및 건설업체, 건설기술자등 7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고 밝혔다.

마산지청은 관내 재개발조합 정비업체의 건설기술경력증 대여사실을 단서로, 전국 규모로 수사를 확대하여 집중 수사한 결과, 건설기술경력증 등 각종 경력증 및 자격증 대여를 알선한 브로커 6명, 건설업체 22곳, 경력증을 대여한 건설기술자 52명을 적발했다.

마산지청은 각종 경력증 100여개의 대여를 알선한 브로커 1명은 구속기소, 또 다른 브로커 2명과 건설업체 대표 1명은 불구속 기소, 일회성에 그친 대여 알선자 3명 및 업체대표 17명, 건설기술자 52명 등 총 72명을 약식기소 하였다.

수사결과, 건설업체들은 적은 비용으로 법정 기술인력 보유현황을 유지하고, 나아가 공사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하여 건설기술경력증 등 각종 자격증을 대여받고, 해당 경력을 보유한 건설기술자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아도 대여료를 주고 4대보험에 가입시켜 주겠다는 브로커와 건설업체의 제안을 받아들여 경력증 등을 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경력 및 자격증 대여가 만연된 이유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건설업 등록을 위해서 건설업체가 업종별로 2명에서 11명 이상의 건설기술자 보유 요구를 충족하여야 하고, 시공능력 산정에도 기술자보유수를 주요 지표로 삼고 있지만, 건설업체들은 실제 기술자들을 보유하는 것보다 자격증만 대여 받아서 적은 금액으로 법에서 정한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증이나 자격증을 대여하는 건설업체들은 사업을 수주하기 전에는 적은 비용으로 자격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가 수주를 하면 하도급으로 처리하거나 무자격자가 시공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즉 이런 업체들은 평소에는 실체가 없은 페이퍼컴퍼니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경력증이나 자격증을 대여한 사람들의 직업은 주부, 무직자, 일반 회사원 등 다양했으며, 서울 소재 명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E씨는 대학동문인 브로커 A씨가 연 150만원을 준다고 하자 별다른 생각없이 건설기술경력증을 넘겼다고 진술하는 등 다수의 대여자들은 죄의식 없이 경력증을 대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속기소된 브로커 A씨는 명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건설컨설팅 등 직종에 종사하던 중 건설회사측의 요구로, 처음에는 동문들을 상대로 직접 자격증 대여 알선을 하다가, 다른 모집책과 연결이 되면서 점차 전국적인 규모로 알선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브로커 A씨는 2011년 4월경부터 2015년 8월 경까지 100여개의 대여를 알선하고 9600만원 상당의 알선료를 취득했다.

브로커들은 대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대학 졸업앨법을 입수하여 관련 학과 졸업생에게 연락하거나, 특정 공업고등학교의 학과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특정 국가기술자격증을 필수적으로 취득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이들에게 접근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자격증을 대여받을 건설업체를 모집하기 위해서 건설업체들의 팩스번호 명단을 입수하여 무작위로 자격증 대여 광고 문건을 발송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국적 규모로 다수의 건설업체를 상대로 알선 영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적발된 대여자들은 '다들 경력증을 대여하는데,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는 식으로 위법행위 인식 자체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에 검찰은 건설업체 대표나 브로커 외에 대여자에 대해서도 필벌함으로써, 대여행위를 하는 경우 자격박탈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를 진행한 검찰 관계자는 "건설기술경력증은 국토교통부,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서 관리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건설기술경력증 등의 대여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건설업체에서 실제로 기술자를 고용하여 상시 근무하고 있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감독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은 이미 기소된 대상자 외에도 향후 지속적으로 수사를 계속하여 이와 같은 건설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아 시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건설기술자 B씨는 "작년부터 시행된 국토부의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건설기술자역량지수 제도로 인해, 아무나 건설기술자가 될 수 있어서 건설회사의 사무직 여직원이나 업체 대표의 처 등을 건설기술자로 등록시켜서 최소보유 인원을 유지하는 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건설업의 기술자 요건을 더 강화하고 경력증 및 자격증 대여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한 경력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석종 기자  dollj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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