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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DNA까지 건설인가 봐요"CEO릴레이 인터뷰 - CNC종합건설(주) 손성연 대표이사
김재원 기자 | 승인 2016.06.08 13:56

[토목신문 김재원 기자] “자식을 낳을 때 산고의 고통이 있듯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 역시 같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힘든 기간을 거치지만 결과를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하고 보람차고 뿌듯하거든요”

산고의 고통. 남성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말이다. 그렇다. 계약고가 800억원에 이르는 중견 건설사의 여성CEO. 올해로 창립 16주년을 맞은 CNC종합건설(주) 손성연 대표이사(사진)의 말이다.

‘국내 첫 여성 토목기사, 건설사 여성CEO, 남성이 대표되는 건설 분야에서입지를 단단히 굳힌 여성상, 여성공학인의 멘토’. 그를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명지여고 시절. 같은 재단인 명지대학교 토목공학과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았다. 토목공학과 교수들이 손 대표의 아버지까지 직접 만나서 입학을 제의할 정도였다. 4년 장학금에 취업까지 보장 한다는 제의에 부모님이 입학하라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었다.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토목공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전까지 알지도 못했던 분야였다. 게다가 문과생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세계였다. 100% 타의였다. 입학해보니 45명 정원에 홍일점이었다. ‘이게 과연 내 길인가’라고 생각했다. 이왕 입학한 거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토목에 대해 하나하나 배워갈 때마다 짜릿했다. 이게 바로 내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적성이었다. 확신했다. 그렇게 토목은 손 대표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손 대표가 말하는 건설은 ‘자연과의 예측하지 못하는 싸움’이다. 오늘 맑다가도 내일 당장 비가 쏟아지면 공사의 맥이 끊겨 버리기 때문. 그는 여성의 몸으로 이런 힘겨운 싸움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적성과 프라이드를 찾는다. “이래서 자연과 싸워 이길 수 있겠느냐” 라며 현장을 누빈다. 베테랑 현장 소장들도 그의 박력에 혀를 내두른다.

여성으로서 분명 힘든 점도 많았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체력적인 부분이었다. 겨울 현장에서의 얼어붙는 듯 한 추위는 참을 수 없었다. 여름도 마찬가지였다. 여름 현장에서 쓰러지기 직전 까지 간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극복해야 했다. 임신 했을 때도 몸을 아끼지 않고 현장에서 뛰어다녔다.

그렇게 30년이 훌쩍 넘은 세월이 흘렀다.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뛰어왔다. 이제 손 대표에게 이만한 적성은 없다. 그는“ 이 일이 아직도 너무 재미있다. 공사를 수주했을 때의 희열, 공사를 무사히 끝마쳤을 때의 뭉클함, 성취감, 보람이 나를 더욱 열정적으로 만든다”며 “돈 때문이라면 이렇게까지 움직이지 못할 것 같다. 이제는 DNA까지 건설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손 대표에게 최근 큰 시련이 다가오기도 했다. 육종암이 오른팔에 찾아온 것. 전체 암중에 1%를 차지하고 있는 희귀암이었다. 육종암은 주로 팔다리의 뼈와 근육 지방조직에 생기는 종양이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암이기 때문에 폐로의 전이가 쉽다.

그는“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얼마나 좌절했는지 모른다. ‘일을 그만둬야 하나’라고 절망도 했다. 많이 아팠다. 팔을 절단해야 할지도 몰랐다”며 “수술 당일에는 직원들에게 말도 하지 않고 병원으로 향했다. 일부 직원에게만 ‘팔에 보링(boring) 하러 간다’고 웃으며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이 아팠을 때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라는 말이 떠올랐다. 일을 놓을 수가 없었다”라며 “일에 대한 사랑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암을 이겨내게 된 것 같다. 치료는 잘 됐고, 전이를 조심하면 되는 단계다. 아팠을 당시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수술자국은 이제 그에게 ‘훈장’이다. 매일 거울에 비춰지는 수술자국은, 감사와 기쁨을 느끼고 살라는,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라는, 그리고 항상 마음을 재정비하라는 메시지가되고 있다.

투병이후 그는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CNC종합건설의 매출은 더욱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최근 수많은 철도와 도로 시공은 물론, 법무부와 경찰청 관련 건설실적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항만 분야까지 분야를 넓혀 신의를 목표로 실력을 더욱 굳건히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여성으로서 남성들의 세계에서 당당하게 우뚝 선 손성연 대표이사.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맞서 싸우라고 외치는 그의 눈에는 아직 시들지 않은 열정이 비춰지고 있다.

김재원 기자  kjw@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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