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신문 김재원 기자]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급속도로 증폭되고 있다. 특히 시설물이나 구조물의 안전에 대한 정책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내진 기획특집’을 마련하고 서울·경기·인천시의 지진에 대한 다양한 정책에 대해 들어보고, 인천방재연구센터를 찾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와 함께 분야별 주요 내진 기술들에 대해 조명해 보려한다. <편집자 주>

[내진 기획] 인천 원도심 지진 취약…보수·보강 시급

인터뷰- 인천방재연구센터 허종완 센터장 (인천대학교 교수)

최근 일어난 지진에서, 인천시의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인천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횟수는 2006-2010년 8회에 그쳤지만 2011-2015년에는 36회에 달해 4.5배 수준으로 급증 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지진발생 횟수가 240회에서 292회로 2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상당히 가파른 것입니다.

최근에는 2003년 3월 백령도 서남쪽 80km 해역에서는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여 인천 및 경기도 전역에 상당한 흔들림이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인천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으며 지속된 여진으로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했을 때에도 인천 지역에서도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978년 기상청에서 지진을 관측한 이래로 인천 지역에는 지진에 대한 큰피해는 발생되지 않았지만 지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향후 경주에서 발생된 동일 규모의 지진이 발생 시 재산과 인명에 대해 심각한 피해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경주지방에서 발생한 피해가 만약에 인천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 피해를 예상한다면.

인천은 경주와 다르게 인구의 밀집도가 매우 높으며 원도심에는 90년대 이전에 내진 설계를 적용하지 않고 건립된 노후화된 구조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지진에 매우 취약합니다.

송도와 청라지구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도시 재생이 필요한 지역이지만 지자체의 예산 부족으로 도시 재생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이 되지 못해 지진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번 경주 지진은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은데, 지진에 대한대비가 잘 되었던 것이 아니라 지진의 진앙이 지표면에서부터 13km 아래에 깊은 장소에서 발생하고 건물의 주기보다 짧은 고주파 진동의 지진이라서 공진에 의한 구조물의 손상이 비교적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천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진앙이 지표면에 가깝고 저주파 진동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경주 지진과 비교하여 훨씬 더 큰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조물 내진 보강의 방향은 어떻게 진행돼야 한다고 보는지.

본진에 의하여 구조물이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당장은 건물이 붕괴 위험은 없더라도 여진으로 인하여 구조물이 반복적인 하중을 받기 때문에 균열이 확대 되거나 피로에 의하여 구조체 손상이 가속화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상을 받은 구조물은 반드시 정밀 진단을 수행하여 보수·보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재 지진에 대한 피해를 저감하는 방식으로 내진이라는 개념이 가장 일반적으로 인식된 설계 방법인데 내진은 구조체를 지진에 대하여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시방서에 제시되어 있는 일반적인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일반적으로 6.2~6.3 규모의 지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설계방식이며 강재와 콘크리트를 합성하여 건설하는 철골 구조물도 규모 6.5 이상의 구조물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큰 범위에서는 면진과 제진 시스템도 내진의 개념에 포함되지만 요즘에는 따로 분리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면진을 일종에 지반과 건물 사이에 탄성과 에너지 소산 능력이 뛰어난 진동 격리받침을 설치하여 구조물을 지진 가속도 방향으로 움직임을 허용하여 구조물에 전달되는 가속도를 줄여주는 설계 방식입니다 (주로 중 저층 빌딩에 사용).

제진은 구조물 내부에 가새와 댐퍼를 설치하여 구조물에 부분적으로 지진 에너지와 충격을 흡수하여 주요 구조물을 보호하는 방식의 설계방법 입니다 (주로 고층 빌딩에 사용).

면진과 제진 시스템이 내진 설계와 비교하여 효율이 좋고 경제적 이여서 이러한 두 가지 방법도 병행하여 지진에 대한 피해를 저감하기 위한 설계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됩니다.

세워야 할 대책이 있다면.

지진 재해에 대비하여 주거 및 거주에 대한 인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내진 취약성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며 손상이 발생될 가능성이 다분히 높은 구조물 에 대해서는 긴급한 보수·보강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인천 원도심 내진설계의 현실과 앞으로의 대안을 제시한다면.

인천의 원도심은 개항이후에 형성되어 한국전쟁과 직할시 승격 후에 인구가 급격히 팽창되고 인구 수요을 충족하기 위하여 90년대 초반까지 원도심이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오래된 건축물과 공공시설물 그리고 사회간접 시설물이 다른도시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큰 피해는 원도심에 위치한 오래된 벽돌식 단독주택, 다세대 연립주택, 내진 설계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이전인 2005년에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와 같은 민간건축물과 사람이 밀집하고 중요도가 높은 학교/병원/공공시설물이 가장 피해가 많이 발생할 구조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단독 및 다세대 연립주택은 조적식 구조물로써 가장 지진에 취약하며 지진 발생시 벽돌과 벽돌사이에 모르타르에 전단 균열 발생으로 경주과 같은 규모인 5.8 정도에 지진에서도 붕괴 수준에 파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05년에 지어진 중 저층 아파트는 비교적 약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체로 지어져 비교적 불안정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원도심에 위치한 학교와 다른 공공시설물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최근에 원도심에 지어진 중저층의 오피스텔이나 원룸텔도 지진에 대하여 부실하다고 판단됩니다.

주로 1층 출입구에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벽체를 없애고 비교적 적은 사이즈의 기둥을 사용하여 저층이 연약층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지진에 대하여 상당히 취약한 구조물입니다.

이에 따라 구조물의 내진 성능을 평가하여 성능 등급이 낮으면 보수/보강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조적식 구조물인 경우에는 창가 부분에서 균열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창가 주변에 강판으로 둘러싸서 전단파괴를 방지하고 벽면은 강재로 된 와이어 Mesh를 달아서 강성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파트와 학교 시설물 같은 경우에는 벽면에 강재 프레임과 댐퍼를 설치 보강하여 지진에 대한 구조물의 저항력을 높여서 급속한 붕괴를 방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우 노후 된 구조물을 당장 재건축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층에 주차공간이 있는 연약층의 원룸텔이나 오피스텔은 기둥을 파이버 폴리머나 강판으로 보강을 하여 강도와 지진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우수성과 100선 등재된 ‘엘리트 센터’

인천대학교 인천방재연구센터

각종 재해를 방지하고 체계적인 방재대책 수행 및 방재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1997년에 인천대학교 내에 설립된 연구소 중 가장 오래된 연구소인 인천방재연구센터.

그간 환경 및 방재분야의 교육, 방재기술 개발, 학술세미나 개최, 산업체 및 외부 기관 수탁 연구 수행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천지역의 환경개선 및 방재분야의 중추적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매년 인천대에서 수행하는 부속 연구실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센터를 받을 정도로 엘리트 센터로 명실공히 인정받고 있다.

인천방재연구센터는 현재까지 지진피해 저감 시스템 개발과 매립지 토양오염 복원 및 안정성 평가, 그리고 지능형 물 관리에 대한 용역 및 연구 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에서 수행한 과제 중 주요 성과는 지난 2015년 ‘첨단 스마트 소재를 활용한 지진 피해 저감용 스마트 구조시스템 개발’이라는 과제다.

미래부에서 지원했던 이 과제가 500:1 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국가연구개발사업 우수성과 100선에 등재된 것이다.

현재는 내진설계를 포함한 지진에 대한 구조물과 시설물의 피해를 저감하는 시스템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을 하고 있으며 재난/안전 분야에 매년 꾸준히 10편 이상의 국제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로 2~3건의 특허가 등록되는 실적을 창출하는 등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자동 복원과 에너지 소산이 좋은 첨단 소재 장치를 기존에 제진과 면진 시스템에 설치해 지진 하중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해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구조물 손상이 제로에 가까운 스마트 구조 시스템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허종완 센터장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안전에 대비해 소비된 돈에 대해서는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발생 가능성 있는 재난에 대해 일부분 대비하더라도 추후에 재난·재해 발생 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시기에 맞게 적절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kjw@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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