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경기 등 3개 시·도가 경인운하 연계사업을 위해 힘을 합친 것은 경인운하 개발에 따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들 지자체는 공동협약으로 경인운하 건설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경제성과 환경 문제가 검증되지 않은 사업 강행에 힘을 보태는 졸속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인운하 건설 ‘탄력’
서울시는 경인운하 사업으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본격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여의도와 용산에 국제여객터미널을 조성하고, 이곳에서 경인운하까지 15㎞ 구간에 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한강에서 서해안을 거쳐 중국으로 직접 연결되는 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마곡과 용산, 여의도, 합정지구를 워터프런트(수변도시)로 만들어 한강을 경제·문화 중심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강변도로를 지하화하고 병풍식 스카이라인을 개선해 한강의 접근성을 높이고, 한강변의 문화·역사자원을 발굴해 국내외 관광객도 집중 유치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경인운하 주변에 도로와 자전거, 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해 녹색 교통망을 확충하고, 골프·수영·승마 등 ‘2014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조성한다.

또한 수도권 주민들이 운하를 이용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연계 교통망도 구축하고, 생태·문화·관광 공간이 들어서는 복합문화 테마몰을 설치할 계획이다. 자연생태체험 및 수질 정화습지를 포함한 생태공원 조성 등 대단위 친수공간 네트워크도 구축된다.

경기도는 김포터미널과 이산포터미널를 조성해 국내물류 뿐만 아니라 국제물류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서울에서 논스톱으로 경기만 인근의 항만과 섬들을 여행할 수 있는 체험형 문화·관광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한강변 도로를 10차선 이상으로 확충해 김포와 개성을 연결하는 광폭 고속화도로를 만들고, DMZ(비무장지대)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포함하는 ‘한강하구 남북 공동번영지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환경영향평가 등 적법절차 거쳐야”
이날 3개 시·도 기자회견이 열린 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단체들은 “사회적 합의가 없는 졸속행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경인운하는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며, 환경영향평가와 사전검토성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국고 낭비 사업임이 뻔함에도 정부와 3개 시·도가 앞 다퉈 경인운하 속도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국민 혈세를 탕진할 수 있는 재정사업은 적법한 절차를 지켜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얻어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각종 편법적인 행보를 멈추고, 지역개발에 혈안이 된 이기적인 양심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연석 기자  holiday@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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