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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 ‘갑’, 퇴직 후에도 ‘갑’발주처 출신 공무원 OB들 공법심사・턴키 기술심사에 고리 역할
송여산 기자 | 승인 2017.11.03 10:14

[토목신문 송여산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지방청이나 지자체 퇴직 일부 공무원들이 관련 엔지니어링사나 특허 공법업체로 전직해 발주처와 설계사와의 중간 고리역할을 하면서 각종 심사에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는 행태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지난해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후 발주처나 지자체의 공무원들이 민간기업인들과의 만남 자체를 기피하면서, 결국 해당기관 전직 출신들 중 일부가 이런 저런 이유를 빌미로 발주처를 드나들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 국토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심의한 순천 벌교~주암 도로 확장공사 3공구 실시설계 과정에서의 공구 내 3개의 교량 거더 공법 심사과정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행태가 잘 드러나 있다.

지난달 25일 익산청의 해당공구 특정공법 심사과정에서 호남지역에서 많은 실적을 만들어 가고 있던 전남지역 업체인 'ㅅ'사가 배제됐다.

배제된 이유는 ㅅ사가 설계사인 E사에게 견적서를 이중으로 제출해 잡음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전라도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ㅅ사이기에 공법 심사에 참여한 업체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ㅅ사를 배제한 상태에서 기술심사를 통해 가장 최저가를 제시한 S사의 공법으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기술심사 보다는 가격위주로 심사방향을 잡으면서 교량 거더 전문가들에게 생소한 S사의 R거더 공법이 선정됐다.

이 특허의 등록시기는 2016년 12월이지만 S사가 제출한 9건의 실적 중 5건이 2016년, 4건이 2017년으로 명기돼 관련 업체들로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해당 발주처 여러 곳을 취재해 확인한 결과, 제출실적과 다른 사실이 확인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S사의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거더 공법을 개선하다 보니 과거 특허 실적도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을 좀 더 세심히 들여다보면, 이 심사과정에 참여한 업체들과 관련된 전직 공무원들이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 국토부 산하의 지방청 발주가 기술보다는 가격 위주로 급선회하면서 심사 전에 이미 가격을 조정한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것.

더군다나 이를 부채질 하듯, 국토부 본부가 지방청에 하달한 기술자문위원회 운영규정을 보면 기술심사를 하는 과정에 맹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이에 대한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운영규정을 보면 기술심사 과정에서 선정 자문위원의 3분의 2가 참석(서면 참석도 인정)해, 출석위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인, 기술에 대한 배점 기준표를 만들어 심의위원 별 배점을 합산해 기술등급을 정한 후 가격 점수로 보완하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인 것.

국토부 지방청의 방식은 얼마든지 심사 결론을 사전에 만들어 갈 수 있는 방식이라 기술력 있는 업체들에게는 매우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선정 자문위원의 거의 태반을 전직 공무원 위주로 정하는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발주처의 입김이 거의 100%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공법 심사에 참여한 업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익산청 심사위원의 면모를 보더라도 심의위원 7명 중 5명이 전직이나 현직 공무원이고, 나머지 2명 역시 관내 엔지니어링 업체와 관내 대학 교수로 구성돼 있다.

이러다 보니 심사결과는 더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모 업체 대표이사는 “ㅅ사가 견적을 이중으로 제출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심정적으로 바로 포기를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발주처 주위에 맴돌고 있는 OB라는 점이다.

이들은 일주일 내내 골프장 등에서 현직 후배들을 불러내 각종 접대와 향응을 베풀고 심사과정에 우선적인 지위를 확보하는데 매우 유용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도 그렇지만, 특히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전직 공무원들의 역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초, 제주도에서 벌어진 교량 거더 비리 사건으로 전 현직 공무원 10여명이 구속된 사례를 분석해 보면, 결국 탐욕에 눈먼 전직 공무원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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