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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해지는 국내 교량거더 시장‘특허 남발, 영업 과열, 덤핑・부작용 속출’
송여산 기자 | 승인 2018.04.12 15:22
사진은 특정 공법과 관련 없음

[토목신문 송여산 기자] 현재 교량 거더시장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만큼 많은 수의 공법이 난무하고 있다. 공법업체 수만 100여개 이르고 있을 정도다.

특히 토목시장의 물량이 줄고, 설계시장의 불안정으로 인해 교량 거더 제조분야로 엔지니어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앞으로도 업체 수와 공법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교량 거더 시장이 공사를 하면 적자를 보는 상황까지 다가가고 있다는 것.

국내 교량 거더는 크게, 개량형 PSC(프리스트레스드 콘크리트)거더교 계열, PF(프리플렉스)계열, 강박스거더 계열, 강파이프 트러스계열, 프리캐스트 아치 계열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창의적이고 구조적 성능이 우수한 원천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거더 회사는 많지 않다.

상당 수의 업체들이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공법’을 카피하고 단순 변형해 특허를 내고, 상용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공법의 개발보다는 손쉬운 변형・복제를 선택 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쉽게 특허를 내서 만든 교량 거더 공법의 경우 그 기술력에 한계를 '영업력'으로 돌파하려는 업체들이 부지기수에 이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얼마 안 되는 투자비로 쉽게 복제된 특허공법을, 일부 정치인들이나 전직 공무원들을 앞세워 적지 않은 영업비를 주는 조건으로 설계에 반영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수년전부터 특히 지방에서 각종 잡음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또한 수많은 공법이 난립하다보니 일부 발주처에서는 공법선정 시 설계견적서 제출을 공법사별로 요청해 그중 설계견적이 가장 낮은 공법으로 선정하는 사례가 종종 생기고 있다.

이를 악용해, 신규로 진출하고자 하는 업체는 새로운 실적을 만드는 기회로 삼아 무조건 이윤을 무시한 저가로 투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결국 공법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서 시공하다 보니 교량의 구조적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또한 향후 유지 관리를 진행하는 데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영업비 제공과 덤핑 수주 등이 가속화 되면서 갈수록 국내 교량 거더 시장의 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강교를 제외한 콘크리트 빔교 시장은 이미 이익률이 제로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 모색에 발주처와 업계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교량 거더 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선 발주청의 담당 감독관이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며 “공법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합리적인 공법선정을 위해 선정기준을 만들고 이를 공법선정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인 지표를 갖고 공법을 선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자체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 시행한 모범 사례가 있다.

SH공사가 시행한 사례는 계획성, 구조안전성, 시공성, 유지관리, 기술지원체계, 공정 및 품질관리, 경제성, 시공실적 등의 지표를 선정하고 총점 100점 만점 기준으로 각 항목별로 배점기준을 설정하고 세부평가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공법선정위원회는 당일 새벽에 참여업체 입회하에 위원을 추첨하고 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식이다. 특히 경제성 점수를 매길 때 참여업체 투찰 설계가의 평균을 내서 평균의 80%~90%사이 업체는 경제성 항목 만점인 20점을 부여하고, 그보다 상위나 하위로 투찰한 업체는 비율적으로 차등 감점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공정한 공법 심사 외에도 공사계약제도의 개선도 시급하다고 또 다른 거더업계 주요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국내 토목공사 및 교량공사 품질확보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실적공사비 폐지가 필요하다. 세부건별로 종합적으로 봐야 하지만, 최근에 종종 일어나는 교량붕괴사고를 보면 박한 공사비로 인해 품질관리 및 안전관리가 소홀하고 무조건 저가의 업체에서 하도급 수주하므로 이런 대형사고가 종종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발주처의 경우 실적공사비를 적용해 공사비를 깎는 것도 모자라 자체 설계품셈을 적용해 한 번 더 공사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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