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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스마트톨링…혈세・행정력 낭비 우려보상비 1000억원 등 총 4639억원 투입해 현장수납시설 설치
이수빈 기자 | 승인 2018.06.11 14:43

[토목신문 이수빈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무인시스템'이라는 스마트톨링 전면 시행을 위해 스마트나들목을 적용한 신설 고속도로에 4639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현장수납시설'을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따라 스마트톨링이라는 무인시스템을 도입 후에도 수납원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현장수납시설을 병행 운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 변경으로 인해 지난 2015년 10월 스마트톨링 전면 도입을 확정해 놓은 상황에서 정책을 변경할 수밖에 없어 반쪽짜리 시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관성 없는 스마트톨링 나들목 정책으로 고속도로 공사예산 및 행정력 낭비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으로 발생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고 있다.

최근 도공이 공개한 '건설구간 현장수납차로 설계 방안'을 살펴보면 건설 중인 고속도로 9개 노선, 45개 진출입로를 대상으로 현장수납시설을 설치를 확정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설계비, 보상비, 공사비 등 총 4639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0년 이후 개통 예정인 고속도로에는 스마트톨링 전면 도입을 대비해 스마트나들목으로 설계해놓은 상황이다.

스마트톨링 시설의 양 바깥쪽에 최소 2개소의 수납차로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단순 차로 확장뿐만 아니라 기존에 설계된 나들목의 확대와 형태 변경이 필요한 곳도 16개소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난 2014년 설계가 완료된 서천안IC, 서밀양IC 등은 스마트톨링 도입이 결정된 후 재설계로 한차례 형태가 변경됐지만 이번에 또 설계를 변경하게 돼 중복설계가 불가피하게 됐다.

일부 노선은 스마트톨링 도입으로 축소되는 요금소 설치 부지의 도로구역을 미리 해제하는 등의 행정 절차를 시행했다. 하지만 현장수납시설 설치를 진행할 경우 또 다시 도로구역 결정고시와 용지보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력 낭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김포~파주, 세종~안성 등 추후 건설예정인 노선까지 현장수납을 시행할 경우 소요 예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세종 고속도로에 현장수납을 할 경우 정부와 도공이 공언해 온 ‘무정차 요금지불을 통한 첨단고속도로 구현’과 거리가 멀어지게 돼 국토교통 정책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공은 우선 6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6월부터 실시설계를 진행할 계획으로 이달 설계용역 발주를 한 상태다. 현장수납차로 설치 기준을 마련한 뒤 내년 초 설계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문제와 함께 고용창출이라는 국가정책에 부응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현장수납차로 설치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스마트톨링 시스템 활성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스마트톨링은 하이패스와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한 무정차 자동 통행료 징수시스템이다. 하이패스 차량은 기존 방식으로, 일반 차량은 영상인식을 통해 부과된 요금을 후불 고지 등의 방법으로 납부하게 된다.

지난 2015년 국토부와 도공은 1311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2020년까지 전국 고속도로에 스마트톨링을 전면 도입하기로 확정하고 기술개발과 시스템 적용을 위한 사업 추진에 매진해왔다.

고속으로 통과하면서 요금 결제가 가능해 영업소 지정체 해소, 우회거리 단축 등 연간 3천억원 편익이 발생하고, 나들목 요금소 단순화로 약 4500억원의 건설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그러나 확실한 결제 수단인 하이패스 장착률 부진과 함께 고속도로 이용자의 이용경로가 기록돼 개인정보 노출이 가능하다는 부분과 결정적으로 요금소 무인화로 인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공성 기능과 배치돼 전면 도입에 걸림돌이 돼왔다.

도공은 수납원 등 인력들은 스마트톨링 시스템 관련 업무 및 휴게소 고객 서비스, 시설 안전 관리 등의 업무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세웠지만 고용 유지 문제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톨링과 현장수납의 병행 결정은 스마트톨링 도입으로 기대한 효과를 반감시키게 됐고, 오락가락 정책 변경으로 오히려 혈세 낭비만 초래하게 된 셈이다.

도로전문가 A씨는 “스마트톨링 도입에 앞서 기존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지 못했다”며 “결국 효율성과 공공성을 모두 취하려 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소요되는 예산을 도로 부문의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향후 전면 도입으로 재결정될 경우 현장수납차로는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에 개통이 임박한 몇몇 노선에 한해 설치하는 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수빈 기자  sblee09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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