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규모 택지개발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기반시설로 설치되는 하수관로에 오염방지와 내구성 등을 이유로 고가의 수지파형강관등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지파형강관이나 이중벽폴리에틸렌관 더 나아가 초고가의 유리섬유강관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 공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수관시장에 새로운 제품이 계속해서 개발되면서 관련 업계의 기술발전에 커다란 계기를 만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으나 문제는 하수관중 오염방지와는 전혀 관계 없는 ‘우수관’에까지 고가의 수지판형강관이나 P.E관을 사용하는 데 있다.
우수관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과거 합류식이던 하수관로를 오수관과 우수관으로 분류해 비가 많이 올 경우 빗물을 보내는 관으로 오염방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수밀성이나 내구성등에서 별반 차이없는 저가의 흄관이나 VR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수지파형강관등을 설치하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흄관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정권시절 특정지역의 하수관 제조업체들이 막대한 부를 챙긴 것에 대해 하수관로 업계에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들 업체들이 발주처에 대한 집요한 로비를 통해 설계에 반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수관에 대해서는 고가임에도 그나마 명분과 설득력이 있지만 ‘우수관’에 까지 동일한 논리로 밀어 부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일임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관련업계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우수관에 흄관보다 4~6배 비싼 수지파형강관이나 PE관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발주처는 토지주택공사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과거 토지공사 시절 판교택지개발지에 전 물량을 강관이나 PE관으로 사용해 흄관업체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으나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토지공사 관계자는 이를 항의한 흄관업계에 대해 ‘자신들 영역밖’이란 말로 사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당시 정치상황을 엿보게 해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 판교뿐만 아니라 최근 인천 청라지구를 비롯한 전국의 택지개발 사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의 택지개발지역에서 고가의 하수관 자재로 인한 예산 낭비액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에서는 ‘우수관’의 경우 대부분 흄관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토지주택공사와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 물재생계획과의 한 관계자는 “우수관의 경우 굳이 고가의 자재가 아닌 흄관으로도 하수관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는 서울시 뿐 아니라 전국의 지자체 대부분 대동소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여산 기자 shs@
송여산 기자 shs@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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