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편집국장

인터넷을 검색중에 한 공학대학원생이 올린 글을 본 기억이 있다.

글의 요지는 명확하다.

이번 MB정권은 과학기술 그리고 엔지니어에 대해 너무 인색한 정책을 피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보통신부의 해체와 과학기술부와 교육부와의 통합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역대 정권중 이처럼 기술과 관련된 부처를 일거에 정리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당시에 엔지니어들에게 다가오는 충격의 강도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IT분야나 과학기술계가 겪는 아픔은 우리 토목인이 당하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삽질공화국’이니 ‘토건족’ 더 나아가 ‘토건마피아’라는 치욕적인 용어가 인터넷에 난무해도 누구하나 이를 문제삼는 이 없을 정도로 피폐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4대강문제가 논란이 되면 될수록 결국 상처를 입는 것은 토목인으로 귀착될 것이다.

더군다나 기술부처라 할 수 있는 국토해양부의 기술부서장에 떡하니 행정직을 앉히는 우리 국정을 이끄는 수장들의 의식수준에 더 이상 할 말을 잊게 한다.

이같은 행태에 대해 토목인 모두가 과거를 돌아보며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국정을 이끄는 지도자층에 과연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 출신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참여하고 있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가정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정치권이다.
이 정치권에 과연 엔지니어 출신이 얼마나 있고 설사 있더라도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아는 이가 없을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과학기술과 엔지니어와 관련된 중요정책에 있어서 그 실질적인 주체인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엔지니어 사이에서는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엔지니어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치 참여도 그 하나의 방안이 될수 있다. 그러나 정치와는 무관하게 수십년을 살아 온 엔지니어들이 선거를 통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지금은 전문가집단이 정치에 참여하도록 만들어 놓은 비례대표제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미래를 대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중국을 지도하는 대표적인 토목엔지니어리더인 후진따오도 댐건설엔지니어로 활동하면서 공산당 활동을 하면서 조직관리의 리더십을 몸소 쌓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엔지니어에 대한 교육에 그 원인을 찾고 있다.

학부시절에 경제학이나 경영학등에 대한 교육의 부족으로 단지 자신의 전공분야에만 몰두하다 보니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최근들어 공학인증원등의 역할로 학부에서 전문교양과목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대학을 제외한 대다수의 공학대학은 여전히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문교양과목이 유명무실한 상태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현재 이공계대학과 기업계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엔지니어에게 마케팅 능력과 비즈니스 마인드, 조직 관리 리더십 교육훈련을 통한 경영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UC버클리대학의 공과대학과 경영대학이 세계 일류 과정으로 성장한 것도 공학과 경영학을 결합한 MOT(Management of Technology)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전세계에 배출해왔기 때문이다.

경영마인드를 갖춘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리더십교육훈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우리 대학의 이공계 교육과 기업의 엔지니어 교육에 경영마인드를 함께 배양하는 리더십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엔지니어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함께 미래를 위해 후진들을 전략적 경영마인드 엔지니어로 양성하는 리더십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송현수 편집국장  ceo@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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