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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국토부, 자신의 본질·기능 내팽개쳐수자원과 환경, 상호 역할 달라...정치로 시작된 4대강, 토목 몰락 야기
송여산 기자 | 승인 2017.07.07 09:50
녹조로 뒤덮힌 4대강. 졸속으로 추진한 4대강사업으로 결국 수자원분야가 환경부로 이관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토목신문 송여산 기자] 정치로 시작해 녹조로 결말을 맺은 4대강 사업으로 급기야는 토목의 한축인 수자원분야를 환경부로 보내야 되는 참담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얼빠진 국토부 일부 관계자들이 쌍수를 들고 수자원 분야를 환경부 이관하는데 앞장서고 나서서 토목인들이 낯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기간 중 공약으로 내세운 ‘물관리일원화 정책’의 일환으로 국토부(수량)와 환경부(수질)로 이원화된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기 위해 정부조직을 개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국토부 수자원국과 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관련 법규 개정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청와대가 내세우는 논리는 명쾌하다.

‘수량, 수질, 재해예방이 하나의 일관된 체계에서 결정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물관리 일원화를 추진하겠다’는 것.

이같은 청와대의 의지는 4대강 사업 추진과정에서 정책이 수량 확보에 우선시 하다 보니 수질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책이 조급하게 추진된 것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됐다.

결국 4대강의 졸속 추진과 이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현재 물 관리 통합을 위해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정부 조직법 일부 개정안’ 1건과 ‘물관리 기본법’ 6건, ‘물관리법’ 1건이 있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하고 소속의원 전원이 참여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부처 간 업무 조정 내용이 담겨 있다.

현행법 제42조에 규정된 국토부의 수자원 보전과 하천관련 사무를 환경부로 이관한다는 게 골자다.

법이 개정되면 국토부의 수자원정책국뿐 아니라 산하조직인 4대강 홍수통제소와 한국수자원공사도 환경부로 옮겨간다.

그러나 정부조직법 개정은 청와대의 의지와는 달리 녹록치 않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한다.

물관리 일원화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이라고는 하나 국회의석 107석을 보유한 자유한국당이 ‘환경부 일원화’에 부정적이고 여당인 민주당 의석수가 120석으로 과반(151석)에 훨씬 못미쳐 개정안 통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 관계자가 야당을 찾아다니며 수자원분야의 환경부 이전을 요청하고 다니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토목학계의 한 중견 교수는 “아무리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라 하지만 자신들이 수십년 간 수자원의 소중함을 주장하던 이들이 정권이 바뀌자 마자 정반대의 논리를 펴는 모습에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물관리 체계 일원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간 여러 정부를 거치며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물관리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자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 되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물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효과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연중 안정적인 수량관리를 위해서는 적정한 규모의 국토 물그릇을 만들고 이를 배수하거나 필요한 곳까지 연결 공급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적정수준의 수질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감시장치와 함께 수질정화 기초시설들이 확보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의 양적 관리기능을 국토부에서 담당하고, 질적 관리 기능은 환경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물관리 기능이 이원화되어 부처 간 견해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부처 간 업무협의와 국무회의 등 정부 의사 결정기구를 통해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나와 있듯이 환경부로 수질뿐 아니라 수량과 재해예방기능까지 가져갈 경우 국토관리에 심각한 혼란과 부작용이 우려된다.

먼저, 산악지형의 우리나라 국토여건 상 물의 통로라 할 수 있는 하천과 상하수도 관로는 국토계획과 도시계획의 핵심요소다. 인체로 말하면 하천과 상하수도는 국토라는 인체의 혈관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국토와 도시의 안전과 쾌적성을 확보하기 위한 하천의 정비와 상하수도 공급설비 구축은 대표적인 토목사업 영역이다. 이런 점에서 국토부의 여타업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러한 물 관리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한다는 것은 인체 중 혈관계를 관장하는 중추기능을 여타 근육, 골격계, 신경계를 다루는 중추기능과 인위적으로 분리 관장하는 것으로 국토를 불구로 만드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환경부의 고유기능은 수질뿐만 아니라 공기 질, 토질 등 다양한 생활환경의 질적 악화방지를 위한 감시와 각종 개발에 대한 견제기능에 있다.

견제와 감시기능을 수행하는 부처에서 하천정비, 댐건설, 상하수도 건설 등 개발사업 까지 수행하게 될 경우 한쪽을 소홀하게 되는 자기모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 경기이천)은 “충분한 토의와 논의 없이 밀어붙이기 식의 물 관리 일원화 정책은 얼마 못 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해 국민들의 불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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