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산역 160억 비개착공법 심의 '졸속'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 비개착 공법 심의 대상

전국 지자체의 공법심의과정을 둘러싸고 각종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산하의 한 사업소가 진행한 공법심의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토목사업소(소장: 이정숙)는 지난 4월 27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 엘리베이터 설치공사 관련 ‘비개착 공법’에 대한 공법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토목사업소는 기존 역사구조 및 지상 수직구 설치가 불가능한 주변 현장여건을 감안해 비개착 공법을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공사위치는 5호선 까치산역이며 공사내용은 엘리베이터 15인승 상하행 2대 설치와 이를 통행하기 위한 연결통로 상하선 2개소 이다.

사업비는 공사비 219억원을 포함해 약 310억원이다.
이 공사비중 비개착 공사비는 16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결통로 공사 치고는 근래 보기 드문 공사인 것.

이 때문에 국내 내노라하는 연결통로 공법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심의과정에 참여했다.

결과는 전혀 예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국내에서 설립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업체의 P공법이 선정됐다.

더욱이 이 업체는 해당 공법인 P공법으로 서울시 뿐 아니라 어디에서도 준공실적이 없는 업체인 것.

이 때문에 이번 공법심의에 참여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이 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 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공법 심의 결과 공개된 점수 내용이다.

이 업체의 경우 심의에 참여한 모든 심의위원들로부터 시공성에서 모두 만점인 25점을 받았다. 한마디로 P공법이 시공성에서는 완벽하다는 뜻이다.

또한 안전성에서는 심의위원 중 1명만 18점을 주고 나머지 모든 위원들이 만점인 20점을 몰아 준 것.

또한 이번 심의에서 중요한 포인트인 공기단축부분에서도 역시 한명의 위원만 22.5 점을 주고 모든 심의위원들이 만점인 25점을 줬다.

이 업체의 최종 점수는 정량과 정성 점수 100점 만점에 97.4를 받았다.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업체의 공법도 이런 점수를 받지 못하고 대부분 70점에서 80점대에 그친 것에 비추어 볼 때 이 업체의 P공법은 거의 독보적인 기술이라고 평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과연 그럴까?

이 공법 심의에 참여한 업체들 관계자 모두 입 열기를 피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으로도 유사한 공사가 연이어 나올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불편해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모 처장이 관여되어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해당 업계는 분위기기 뒤숭숭하다.

왜냐하면 앞으로 나올 공사에도 ‘보이지 않는 손이 관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시 공법심의 절차 과정에서도 공법 선정공고를 4월 7일(금요일) 한후 일주일 만인 4월 14일(금요일)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것부터가 수상쩍다는 지적이다.

금요일 공고를 보지 못할 경우 월요일부터 3~4일만에 설계 검토를 하고 관련자료를 준비하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공법 선정 공고 방식은 지방 시군단위에서나 있을 법한 ‘고전적인 특정업체 밀어주기’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이 시점은 현 백호 사장이 서울교통공사 사장으로 내정되어 조만간 취임을 앞 둔 상황이라 ‘새로운 사장이 오기 전에 서둘러 진행 했어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해당 본부장은 ‘기다렸다 하자’는 입장을 보였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현장여건상 비개착 공사비 160억 하는 공사를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 현장의 경우 연결통로에 경험이 많은 업체에서도 쉽지 않은 현장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공사는 8개월만에 완료되는 것을 조건으로 공법 심의를 한 것이라 이 부분도 시간이 지나면서 부실공사나 졸속공사로 변질 될 우려가 높다.

교통공사의 공법선정과정을 보면 현재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추진중인 국회대로 비개착공법 공법심의 절차와 비교 해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서울시는 관련업체의 공법선정 과정에 있어서 과거실적에 대한 세밀한 자료를 요구해 해당 업체의 시공능력과 경험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어 서울교통공사의 공법 선정과정과 크게 대비되고 있다.

오세훈 시장 들어서 서울시는 모든 공법 선정이나 공사 과정에 한치의 부정이나 실수가 없기 위해 ‘읍참마속’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기동취재반 ceo@c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