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자재와 관련 운반비 등 부대비용이 하도급금액에 반영되지 않는 전문건설업체가 10개 중 8~9개꼴로 나타났다. 또 원도급자가 배부한 설명서와 산출내역서나 도면이 다르거나, 공사비 증액요인에도 이를 거부해 하도급업체가 피해를 입는 등 부당행위도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전문건설협회(KOSCA) 중앙회는 지난 2월 14일부터 28일까지 498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하도급 부당요구행위 및 법정 제경비 반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견적서에 지급자재 항목 자체 없어, 41.3%

발주자나 원도급자가 지급하는 자재와 관련해 437개사(87.8%)가 운반비, 자재적치장 임대료 등 부대비용을 하도급계약 금액에 반영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원도급자가 제공한 하도급공사 내역에 지급자재 관련 항목 자체가 없어 하도급견적서 제출시 반영이 안됐다’는 응답이 4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도급자가 지급자재 관련 발생되는 부대비용은 하도급자 부담으로 특약조건을 설정’(23.9%), ‘당초 하도급 금액에는 없었으나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지급자재 관련 추가비용을 원도급자가 불인정’(19.6%), ‘지급자재와 관련 부대비용 발생을 예상하지 못해 내역에 미반영’(15.2%)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이 최근 3년간 지급자재 관련 부대비용을 원도급자로부터 지급받지 못해 부담한 비용은 241건에 금액으로는 40억2300만원 규모에 달했다.

☐부당 거래조건 명시 관련

현장설명 내용이 누락돼 있는 경우 등 원도급자가 현장 설명시 배부한 설명서와 산출내역서나 도면이 달라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업체가 73곳(14.3%)으로 이들의 피해규모는 최근 3년간 113건에 50억345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81개 업체(16.5%)는 시공과정에서 공사비 증액요인이 발생했는데도 현장설명서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원도급자로부터 추가정산을 거부당한 경험도 있다고 밝혔고, 경험사례는 최근 3년간 170건이었다.
원도급자가 하도급업체에 요구하는 부당행위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작업지시 오류로 인한 재시공 비용을 인정하지 않거나 확정물량으로 계약하는 배짱계약은 물론, 시공완료후 타공종으로 인한 훼손부위까지 재시공토록 현장설명서에 포함시키고, 민원처리비용을 부담시키며 내역 및 시방서 내역이 다를 경우 발주처 시방서 내역을 우선토록 하는 등 억지계약도 일삼았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관련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와 산재예방을 위해 안전관리비는 공사금액에 별도로 계상하도록 되어 있지만 작년에 수행한 하도급공사에서 안전관리비를 지급받았다는 곳은 21.1%(90곳)에 불과했다. 76곳(17.0%)은 원도급자가 일괄 집행하고 하도급 공사에는 전혀 반영해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안전관리비를 지급받는 업체들의 평균 지급비율은 ‘하도급공사 직접공사비(재료비+노무비+경비)의 1.65%’와 ‘안전관리비 대상액(재료비+직접노무비)의 2.23 %’를 받았다는 업체가 각각 33.2%(90곳), ‘하도급공사 전체금액의 1.21%’라는 업체가 22.2%(60곳)로 집계됐다.
안전관리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47.2%(216곳)가 적정하다고 답했고, 30.3%(139곳)는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안전관리비에 대해서는 56.9%가 현장 일반관리비로 처리하고 있고, 이어 이윤에서 추가지급(26.7%)하거나 원도급자에 요구해 추가로 받아내는 것(9.1%)으로 나타났다.
하도급공사에서 안전관리비가 부족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 43.5%(127곳)는 ‘발주처에서 원도급 업체로 계상하는 안전관리비 요율 자체가 낮기 때문’이라고, 41.4%(121곳)는 ‘원도급자가 안전관리비를 적게 계상해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학형 기자  khh@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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