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사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국토해양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용역선진화 방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간끌기용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건설엔지니어링업 관장에 관해 지식경제부와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설계, 감리, CM을 통합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현재 엔지니어링업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엔지니어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엔지니어링업계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현행 건설산업 구조속에서 처한 엔지니어링업계의 위상을 들 수 있다.

지난 박정희 정권시절을 회상하는 엔지니어링 업체의 모사장은 “그 당시에는 시공사가 엔지니어링사를 존중해 주던 시기였다”며 “턴키 제도가 도입되는 시점부터 관련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진행하면서 결국 엔지니어링사가 시공사에게 용역을 받는 구조가 되면서 그 위상은 완전히 역전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이러다 보니 이미 건설산업 구조상에서는 시공사의 한낱 용역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 더욱이 용역대가를 결정하는 시스템 역시 국토해양부가 아닌 과기처나 지식경제부가 칼자루를 잡고 있다 보니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젊은 토목공학도들은 무조건 시공사를 선호하고 갈 곳 없는 사람이 엔지니어링사로 간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공직에 있다가 지난해 엔지니어링사로 이적한 모씨는 “이같은 엔지니어링업계의 위상이 추락된 것에 대해 대형 엔지니어링 업체의 오너들의 경영행태를 보니 이해가 간다”며 “이는 정부의 발주시스템에도 결정적인 문제가 있지만 오로지 돈만 벌려는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오너들 의식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런 상태는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엔지니어링 업계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방향이 자신들의 용역수주와 그 후에 있을 여러 가지 책임소재등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묵인하고 방관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정확히 꼬집었다.

최근들어 엔지니어링 업계가 국내 일감이 줄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기준으로는 수주가 어렵자 이제야 이런 저런 궁리를 하는 것이라는 것.

또 하나 엔지니어링 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유난히 전관예우가 심한 곳이 바로 엔지니어링 업계란 점이다.

지금 엔지니어링사 어느 곳에 가보더라도 전직 공무원들이 몇 명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도 부회장이니 사장, 부사장 이런 타이틀로 자신의 출신 발주처관리에 나서고 있다.

최근들어 발주물량이 줄다 보니 오히려 특정기관 출신의 기술직들은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것. 이러다 보니 바닥에서부터 성장한 오리지날 엔지니어들은 그 한계에 부닥치면서 가슴을 쥐어뜯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된 것은 우리나라 엔지니어 경력인정시스템의 문제와 발주처의 견제없는 권력구조에 기인하고 있다.

S엔지니어링사의 J모사장은 “결국 관련법규와 지침을 만드는 공무원들이 퇴직후 자신들의 밥그릇확보를 위해 만든 여러 가지 제도와 시스템이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의 발전과 위상을 망치고 있다”며 “이를 지적하고 고쳐야 할 엔지니어링 업계 선배들과 학교 교수집단이나 언론 모두 수수방관한 것이 오늘의 자화상을 만든 꼴”이라며 자신 역시 그들과 다를 것이 없다며 한숨을 지었다.

J사장은 “엔지니어들의 문제는 엔지니어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대전제하에 지금의 의식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설계협회의 조수원회장 역시 “엔지니어링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우리 엔지니어링 업계가 힘을 합쳐 건설엔지니어링 관장을 국토해양부로 이관 받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 현재 허천의원이 발의한 ‘건설기술관리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 되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철도출신 기술직 공무원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송여산 기자  shs@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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