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 2단계의 선로전환기의 잦은 고장에는 이유가 있었다. 경부고속철 2단계는 지난해 11월 개통이후 올 5월까지 모두 406건의 크고 작은 장애를 일으켰다.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철도기술연구원의 경부 2단계 선로전환기 장애방지대책마련 용역 결과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경부고속철 2단계 선로전환기가 시속 300km 이상 속도에서 정상 운행 가능한 지 제대로 검증조차 거치지 않고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강 의원에 따르면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철도시설공단은 해당 선로전환기의 시속 300km 운행 적합성과 관련해 제작사의 자체 공장 테스트 결과만으로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공단은 최근 해당 선로전환기는 스페인 고속철도 공급원 승인은 물론 2008년 1월 오스트리아에서 경부 2단계 적용을 위한 시속 300km에서 동하중 시험을 시행해 사용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는 답변을 강 의원에게 제출한 바 있다. 이대로라면 철도공단이 책임회피를 위해 거짓 답변을 한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속 300km 운행시의 선로전환기 테스트는 ‘운영선의 실적 또는 운영노선에서의 적정값보다는 이에 대한 시뮬레이션 및 제작사에서 제시된 환경에 의한 시험값으로 대체됐다고 밝히고 있다.

또 분기기 개발시에는 반드시 시험되는 단계적 속도 향상에 따른 시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 해당 테스트가 콘크리트 궤도에서 시행됐는지 자갈궤도에서 시행됐는지에 대한 내용도 나와 있지 않다고 돼 있다.

특히 보고서는 철도기술연구원이 스페인 고속철도 운영기관인 ADIF에 스페인 고속철도 공급원 승인과 관련해 ‘ADIF가 서명한 문서는 공장에서의 프로토타입의 시험에 대해서만 서명한 것’이라고 적혀 있다. ‘공장에서의 시험은 모든 조건이 제한적이고, 차량이 운행하지 않는 조건이라는 것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답변도 수록돼 있다. 또 스페인은 문제가 된 선로전환기를 사용할 의도는 물론 시험할 계획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강기갑 의원은 “철도시설공단이 제대로 된 검증 절차도 없이 선로전환기를 설치한 것도 큰 문제인데, 이에 대한 똑바로 된 대책을 내 놓기는커녕 무마하려고만 든다”며, “철도시설공단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선로전환기를 시험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강완협 기자  kwh@cenews.co.kr

<저작권자 © 토목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