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신문 송여산 기자] 철도협회와 철도공단이 쌍두마차 식으로 국내 철도산업의 해외진 출을 적극 견인하고 나서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9일 중소기업의 해외철도 사업진출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해외진출 희망의 사다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수한 중소기업들이 해외 철도시장에서의 경험부족, 신인도 미흡, 발주처 접근 한계 등으로 수주활동이 어려운 것을 지원하기 위해 철도공단이 적극 나선 것이다.

또한 최근 해외철도시장이 투자 개발형 발주방식으로 전환한데에 따라 철도공단이 공기업으로서의 신인도와 그동안 축적한 해외철도 사업역량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철도협회는 지난 4월 1일 철도시설공단 강영일 이사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과거 무기력했던 철도협회에서 벗어나 국내 철도 관련 업계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고 있다.

강영일 이사장은 협회장 취임 시 일성으로 “해외철도사업 진출에도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강 이사장은 이후 지난 7월 7일 열린 철도협회 간담회에서 국내 철도 관련 업계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철도협회의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갖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다수 업계 대표들은 현재 패키지 형태의 해외철도사업이 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의 형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외철도 사업의 성공 여부에 가장 중요한 파이낸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업계의 주장은 그동안 해외에서 국내 업체와의 덤핑 경쟁으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고 일본 등의 저금리 파이낸싱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업계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가 해외사업 성공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파이낸싱 부분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해외진출 외에도 강소기업이나 해외에서 낮은 인지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체를 돕기 위한 지원센터 설치에 대한 건의도 나왔다.

결국 29일 발표한‘ 중소기업 해외진출 사다리’는 이 같은 업계의 건의를, 강 이사장이 받아들여 발 빠르게 대처한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공단은 이러한 중소기업 해외진출 사다리를 중소 철도기업들의 해외사업 플랫폼으로 만들 생각이다.

해외철도 원정대 조직, 해외 발주기관과의 면담, 해외 인턴십 교육, 해외 발주정보 공유 등 이를 전담할 부서도 설치할 계획이다.

철도공단 최정환 해외사업본부장은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도와 중소기업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공 사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철도협회도 공단 이사장이 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국내 철도업계의 회원 관리보다는 국내철도 산업의 해외진출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LRT건설사업 참여사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8월에는 인도 보팔 및 인도르 메트로 기술용역 참여사를 모집하고 있다.

또한 말싱 고속철도의 말레이시아 구간 토목인프라 설계용역업체의 입찰 참여를 독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철도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늘다보니 관련업계에서도 협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뜻을 비치고 있다.

건설사의 한 임원은 “철도협회가 진작 이런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이미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해당 국가의 협회가 중심이 돼 철도산업의 해외진출을 견인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에 경험이 많은 일부 기업 관계자는 “협회의 역할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 해외사업 진출의 성패는 파이낸싱에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국토부와 철도시설공단이 앞장 서 간다고 가지만 각론에 가서는 결국 자금 부분에 타 국에 밀리는 경우를 수 없이 봤다”며 “국토부 등 정책당국이 앞장 서 가지 말고 뒤에서 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파이낸싱 등 정책적인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 주는 것이 진정으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대조적인 견해를 보였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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