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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반시설안전법 제정에 힘 쏟아야"최근 건축물내진설계 갈등, 토목인 자성 계기로
송여산 기자 | 승인 2019.08.26 21:52
지난 해 8월 상도 유치원 붕괴 사고 현장을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부터 불거진 ‘건축물 내진설계기준’ 제정 과정을 지나면서 토목학회를 중심으로 건설엔지니어 내부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축 분야에서 수년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건축물내진설계기준’은 내진설계를 해야 할 건축물의 범위를 토목과 플랜트 분야에까지 확대하면서 특히 토목구조전문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초기 이 문제가 몇몇 토목구조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될 때 토목학회를 중심으로 한 대응 방안이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문제를 단순히 건축과 토목의 업역 분쟁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마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면서 오히려 명분에서 밀리는 바람에 국토부 건축정책과 관계자를 설득하는 데 실패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토목학회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와 산업자원부, 감사원, 청와대 등등에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건축 분야에서 십수년에 걸쳐 한 걸음 한 걸음 건축설계기준의 적용 범위를 넓혀오다가 급기야는 '건물외공작물'을 '건물외구조물'로 용어를 변경해 가면서까지 무리한 확장을 계속해 온 것을 보면 얼마나 치밀하게 이 일을 추진해 왔는 지를 알 수 있다.

반면에 토목분야에서는 이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전혀 인식을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비로소 이런 사실을 알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 토목구조기술사는 최근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누구를 탓하겠나, 다 우리 토목기술자들이 국가정책과 트랜드가 어디로 빠르게 변화하는지 대응을 못 하거나, 기존의 일거리 따는 데 만 급급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을 게을리한 탓”이라며 “어찌 보면 이 어려운 와중에도 관련 기준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가는 건축인들의 능력에 대해 감탄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미 내진 분야 뿐만 아니라 이미 수년 전부터 디자인 등의 툴을 이용해 교량 등 토목 분야의 설계와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건축 분야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거의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토목학회는 한만엽 아주대 교수 (차기 학회장)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밀도 있게 준비하고 있다.

한 교수는 “지난 1년간 토목관련 학회와 공동으로 국토부 등에 민원을 제시했으나 결국 지난 2월 건축구조기준이 중앙기술심의를 통과하고 이어 국토부가 건축정책실에 건축안전팀을 만드는 입법을 예고하는 등 우리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 교수는 학회 내에 법제도개선위원회가 구성돼 이 문제에 대한 법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합리적인 법제도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교수는 “이번 기회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건축구조기준의 내진설계기준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수십 개의 법으로 난립되어 있는 건설관련법들을 총괄할 수 있는 국가기반시설물에 대한 안전을 위한 통합법 제정에 힘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학 구조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한 건축사가 건축구조기술사의 건축구조기술사의 도움을 받아 각종 구조물, 특히 설계의 기본개념이 건물과 전혀 다른 토목이나 플랜트, 발전소 등 구조물에 대한 설계를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안전에 커다란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차라리 토목학회를 중심으로 건축기본법과 같은 ‘국가기반시설안전법’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명분에서 많은 시민과 엔지니어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주장은 수년 전부터 제기되고 있는 ‘SOC 기본법’ 제정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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